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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백나무, 가치에 대한 질문약재가 아니라 수백년 살아온 나무이니라
김지태 기자  |  jtsumm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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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30  17:2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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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에서 측백나무를 검색하면 인터넷 쇼핑몰이 먼저 뜨고 측백나무효능이 따라붙는다. 나무라기 보다는 그저 약재로 통용되는 것이다. 효능이 거의 만병통치에 가깝게 많은데 요즘은 탈모예방과 발모촉진으로 뜨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측백나무는 인간들 명줄 늘려주고 머리털이나 증식시켜주자고 존재하는 나무가 아니다.

 
  측백나무는 온갖 보양식 챙겨먹고 살아야 고작 100년인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오랜 세월을 산다. 좋은 것 먹고 오래 사는 게 아니라 절벽 바위틈 흙 한줌 제대로 없는 벼랑에서 수백년을 살아온 나무도 있다. 한국 자생 측백나무는 그 동안 인간들한테 숱하게 베어져서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이 경북 영양과 충북 단양 등 몇 군데 없는데 다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곳인 한국천연기념물 제1호인 대구 도동 측백나무림이다. 측백나무는 요즘 공원이나 주택단지 등 도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들 조경용 측백은 대부분 외국에서 들여온 품종들이다. 한국 원산의 측백나무 숲은 대구를 비롯해 경북 영양, 충북 단양 등에서 자생하고 있다.
 
 
 대구 도동 측백나무림은 예로부터 대구에서 영천, 경주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나그네들에게 맞춤한 쉼터가 되곤 했다고 한다. 이 곳은 조선 초기의 학자 서거정(1420~1488) 선생이 열거한 대구의 비경 10경 중 제6경에 해당하는 곳으로 북벽향림(北壁香林)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불로천의 상류지역에 있는 해발 160m의 향산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측백나무들은 높이 100m,  길이 600m에 이르는 절벽에 자생하고 있다.
 
 
  옛날에는 숲도 훨씬 울창했고 절벽 앞 개울물도 더 깊고 푸르러서 문인들과 풍류객들이 자주 찾았다고 한다. 특히 이 지역은 대구에서 영천, 경주로 가는 길목이어서 길손들의 숨터가 되기도 했다. 이곳이 천연기념물 제1호로 지정된 해가 1962년인데 그 후로도 공공연하게 벌목이 자행됐다고 한다. 수백년된 편백나무들이 약재로 베어지는 동안 일본의 한 식물학자가 탐사를 하다가 이 곳에서만 자생하는 변종풀을 발견하고 '구와꼬리풀'이라고 처음으로 이름을 붙였다. 이후 구와꼬리풀은 측백나무림의 또 다른 명물로 자라나고 있다.
 
 
 현재 대구 측백나무림은 숲의 보존과 생태복원을 위해 2021까지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그런데 꼭 숲 안으로 들어가서 피톤치드를 콧구멍 벌름거리며 들이켜야만 맛이겠는가. 멀찌기 떨어져서 불로천과 가파른 암벽 사이에서 하세월을 이기고 자태를 뽐내고 있는 측백나무들을 바라보는 것도 제법 운치있고 그윽하다. 측백나무림이 있는 불로천변에는 배나무와 복숭아나무로 추정되는 나무들이 운집해 있다. 꽃피는 봄에는 제법 화사한 장관이 펼쳐질 거 같은데 그것도 좋지만 가을 풍취도 문득 궁금해 잎사귀들이 익어갈 무렵 다시 찾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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