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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단일 민족이라는 말?
조현용 교수  |  iiejhy@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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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22  09: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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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용(경희대 교수, 국제교육원 원장)

  단일 민족(單一民族)이라는 말은 좋은 느낌인가, 나쁜 느낌인가? 우리는 일반적으로 단일 민족이라는 말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은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단일 민족이라는 말 속에서 살아왔다. 우리는 모두 단군의 자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아직은 다문화가 낯설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이 가족의 소중함을 나타낼 때는 좋은 말일 수 있으나 다른 가족이나 민족을 배타적으로 표현할 때는 나쁜 말이 될 수 있다.

  단일 민족이 한 국가를 이루는 경우는 거의 없다. 미국이나 호주 같은 이민 국가는 말할 것도 없고, 중국이나 러시아 같이 큰 나라들은 단일 민족이 아예 불가능하기도 하다. 동남아시아의 국가들도 단일 민족인 경우는 거의 없다. 많게는 수십, 수백의 민족이 국가를 이룬 경우도 있다. 가까운 일본도 아이누 인이나 오키나와 인이 있어 단일 민족이 아니고, 역사로 따지면 도래인(渡來人)이라 하여 한국에서 건너간 무수한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가 단일 민족이라는 말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정말 단일 민족일까? DNA를 조사해 봐도 우리는 단일 민족일까? 단일 민족이라는 말은 역설적으로 말하면 포용력이 강한 민족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도 이미 국제화된 세상이었다. 중국이나 아랍 계통의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있었다. 몇 번의 큰 전쟁을 겪으면서도 우리는 단일 민족이라는 말을 포기하지 않았다. 단일 민족이라는 말이 배타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우리 안에 들어오면 모두 한 민족이 된다. 이 점은 중요하고 고마운 것이다. 하지만 민족성과 민족의 우수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자칫 배타적이 될 수 있다. 늘 조심해야 한다.

  단군의 자손이라는 말도 오히려 개방성을 나타낸다. 하늘에서 온 민족, 곰이 사람으로 변한 민족의 자손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겠지만 우리가 배타적이지 않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다른 나라의 신화에도 많이 등장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가 사는 곳에 이동해 온 민족과의 결합을 아름답게 이어나가고 있다. 홍익인간이란 무엇인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타 민족에 개방적이었음을 보여준다. 나와 남의 구별, 차별이 사라지는 ‘우리’가 된다. 

  단일 민족인 나라는 거의 없다. 다른 민족과 접촉할 일이 없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나치게 단일 민족을 강조해서는 안 된다. 특히 한국 사회는 점점 다문화 사회로 바뀌고 있다. 결혼으로 다문화가 깊어지고, 유학으로 다문화가 넓어지기도 한다. 반대로 우리나라 사람 중에도 외국에서 살다 온 사람이 많아서 한 문화만 접하고 있는 사람이 드물 정도가 되어버렸다. 외국어를 배우고 외국 문화를 배우는 것도 다문화 사회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증거가 된다.

  가끔 우리는 다문화 가족이니 다문화 구성원이니 하는 용어를 사용한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다문화 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이가 사실은 다문화 구성원이다. 물론 다문화에 더 깊이 들어와 있고,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이 좋은 다문화 구성원이 될 수 있다. 다문화가 차별적인 용어로 사용되는 현실이 우려스럽다. 다문화는 평화의 도구이고 무기이다. 문화가 분쟁의 원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문화를 거부하고, 배척하고, 차별하는 사람은 다문화 사회를 적응하지 못하는 부적응자(不適應者)이다. 이런 다문화 부적응자를 위한 교육도 필요하다.

  다문화 사회가 되면서 점점 포용성이 커지기 바란다. 다문화 세상이 분노와 미움의 세상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된다. ‘단일 민족’은 여러 문화도 포용하는 개념으로 넓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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