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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불안한 한국의 중산층(하)
엄인호 경제학자  |  hansangn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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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16  1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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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인호 경제학자
(지난 기사에 이어서)한국의 고용불안과 청년실업은 인구대비 일자리 부족이 주원인이다. 첫째, 저성장으로 일자리 공급이 줄고 있다. 둘째, 국제경쟁력의 하락(고임금 체제, 낮은 노동생산성, 강성노조, 고령화, 각종규제, 등)으로 한국은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미 공장문을 닫고 중국, 인도 등지로 떠나는 기업들의 ‘엑소더스’가 많아지고 있다. 그에 따라 해외 생산비중이 2005년 6.7%에서 2010년 16.7%로 높아지면서 국내고용은 매년 2%씩 줄어들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국내생산비율이 2008년 60.0%에서 2015년(상반기) 38.6%로 줄었다.
 
셋째, 한국의 산업구조로 볼 때, 고용효과가 큰 산업은 퇴조하는 반면 고용효과가 낮은 산업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몫이 점점 커지면서 구조적으로 ‘고용난맥’에 빠져 들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주력산업인 자동차를 비롯한 운송장비 제조업은 취업계수가 2.1%이지만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9%를 차지한다.
 
넷째, 정보통신 기술개발에 따라 급속도로 진행되는 디지털혁명이 일자리를 줄이고 있다. 높은 임금과 노사 간 협력이 어려운 한국은 로봇-컴퓨터 자동화의 일자리 대체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가 될 것이라고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은 지적하고 있다. 일자리를 산업용 로봇과 컴퓨터화로 쉽게 대체 될 수 있는 나라로 한국, 대만, 태국, 중국, 일본 순으로 꼽았다. 한국의 주력산업인 전자, 자동차, 조선 등은 기계적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서, 생산과정에 로봇-컴퓨터화할 인센티브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높다는 의미다. 최근 로봇도입 비용이 크게 하락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로봇의 일자리 대체흐름이 높아졌다. 보스턴 컨설팅그룹(BCG)은 한국에서 로봇-자동화를 본격적으로 도입하면 2025년 까지 노동비용이 약33% 절감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기술실업자의 증가를 의미한다.
 
II. 중산층 복원을 위한 경제정책적 의의
현재 당면한 고용불안과 중산층 붕괴의 원인이 되고 있는 인구구조문제(저출산-고령화), 산업구조문제(고용계수가 높은 산업은 퇴조하고 고용계수가 낮은 산업은 성장), 노동 시장 이중구조문제(정규직과 비정규직) 등의 개혁이 시급한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지만 현재까지는 성공적인 개혁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저출산-고령화로 발생되는 노동인구의 부족 문제는 로봇-컴퓨터 자동화의 촉진과 이민자를 받아들여 어느 정도 해소될 수도 있지만 타민족에 대한 배타적인 국민성이 문제다. 산업구조 문제는 고용계수가 높은 서비스산업(예-보건, 의료, 교육, 관광, 금융 등) 육성이 시급하다.
 
글로벌시장에서 서비스업 교역이 상품시장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므로 한국을 아시아의 의료, 관광, 교육 허브로 키우면 젊은이들의 미래 일자리가 생긴다. 노동시장개혁(이중구조 타파와 효율성제고)도 시급한데,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노동, 교육, 금융, 공공부문 4대 개혁은 8월말 현재까지 실제 성과가 별로 없다.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제조업부문에서는 신성장동력을 빨리 찾아야하는데, 현대와 기아자동차의 제조업의 경우, 미래성장동력을 Research Car(예-자율주행자동차, 무공해 수소연료전지, 태양광 전지판교통수단 등)와 같은 기술혁신에서 찾아야 하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러한 앞으로의 기술혁신은 자동차산업 자체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것이지만, 글로벌 사회에는 대규모의 기술실업자를 양산할 것이 우려된다.
 
앞으로 10여 년 후 예상되는 심각한 대량 기술실업의 공포가 현실화될 때, 현재 존재하는 중산층의 몇 퍼센트가 살아남을지 의문이다. 과거의 산업혁명은 역사적으로 사람과 동물(주로 ‘말’ 과 ‘소’)의 노동력을 기계(로봇 및 컴퓨터 자동화)로 대체시켜 ‘고용과 경제성장 성과’를 불러와 막대한 ‘부’를 창출했으나, 현재 진행 중인 신산업혁명은 사람의 ‘지능’을 기계(인공지능)로 대체하고 있어 인간의 노동력은 점진적으로 컴퓨터 자동화가 될 수 없는 분야로 밀려 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기계가 침투하지 못한 주로 사람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폭 넒은 범위의 전문지식 분야까지 컴퓨터가 제어하는 장비로 자동화가 가능하다.
 
앞으로 급속히 진보되는 로봇과 인공지능, 그 이외에도 3D 프린터,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나노 제조업, 자율운행교통수단(자동차, 무인 비행기(드론) 및 선박) 등 새로운 기술이 첨가되어 노동인력을 기계로 대체되는 기술실업의 공포가 닥쳐오고 있다. 기술진화에 의한 구조적인 실업은 가속되고 만성화 되고 있다.
 
기술실업은 세 번째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오래 전부터 경제학자들 간에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개념이지만, 최근에 와서 점점 더 똑똑해지는 로봇과 인공지능이 등장함에 따라 경제학자들과 기술전문가들 사이에 앞으로 얼마나 빨리 컴퓨터 자동화에 의하여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길 것인가에 관한 논쟁이 활발해지고 있다.
 
세계의 석학들은 입을 모아 다가오는 대규모 기술실업의 공포를 경고하고 있다(예를 들면, Oxford 대학의 칼 후레이와 마이클 오스번 교수, MIT 대학 경제학 교수 에릭 브린졸프손과 엔드루 맥아페, 하버드 대학의 래리 서머스 경제학 교수 등). 기술혁신은 향후 20년 이내에 기술파도를 몰고 와서 현재 존재하는 일자리의 절반이상이 컴퓨터가 제어하는 자동화로 대체되어 인력의 수요가 대폭감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수년 후에 나타날 무인자율 주행차를 예로 들면, 세계굴지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2020년부터 무인자동차를 시중에 판매할 예정이라고 이미 발표한 바 있다. 교통사고의 약90%를 줄이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따라서 자동차 보험업이 축소돼 보험 산업에서 대폭 고용감소(보험사무직종, 경리 및 회계직종, 경영관리직 등)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이후 점진적으로 운전기사들(자가용, 택시, 트럭)의 직업이 없어져 중산층 임금을 받던 수많은 월급쟁이들이 중산층에서 탈락될 것이 예상된다.
 
‘로봇이 사람의 기술을 잠식시키는 대변혁은 비교적 최근에 일어난 일이지만, 그 속도와 규모로 볼 때 매우 심각한 경제적 의미를 갖는다’ 고 세계 석학들은 인류 문명의 미래(시장 경제체제의 붕괴)를 우려하고 있다. 대규모 기술실업 문제 해소에 관한 신통한 처방약이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세계석학들의 의견을 종합해 다음과 같은 정책적 대안을 고려 할수 있다.
 
첫째, 컴퓨터 자동화가 어려운 분야를 찾아 새로운 직업을 창출하고 현존하는 직업을 유지/보존하는데 힘써 기술실업을 가능한 한 연기토록 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학교에서 배출하는 인력을 기계가 할 수 없는 분야로 재배치해야 한다. 컴퓨터화 될 확률이 비교적 낮은 고급 기술직종은 수요가 계속 신장하고 있으므로 교육을 통해 그 분야의 기술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컴퓨터 자동화될 확률이 낮은 직종은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i) 창의적지능이 요구되는 직종 – 예술가, 문필가, 고급전문인력 (엔지니어, 자연과학자, 수학자, 의료 과학자, 통계학자, 도시 및 지역개발계획가, 영양사, 컴퓨터 및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 디자인어 등 이다. (ii) 사회적지능이 요구되는 직종 – 통솔력과 설득력이 필요한 인사관리, 판매관리, 마케팅분석 및 관리, 금융분석 및 관리, 구매관리, 지인, 변호사, 목회자, 판사, 정치학자, 전문경영인 등 이다. (iii) 사회적 접촉이 요구되는 직종 – 경찰, 소방사, 헬스케어 근로자, 의사(각 전문분야 포함), 간호사, 수의사, 치의사, 교사-(유치원,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보육 및 탁아소 근로자, 아나운서, 보험업(보험계리사), 심리학자, 박물관 감독 및 관장, 장례사, 유흥시설 근로자 등이다. (iv) 손가락 및 손재주가 요구되는 직종 – 공예품 예술가, 이발 및 미용사, 치과의사 및 보조원, 전기공, 설비 및 보수, 배관공 등이다.
 
둘째, 일자리 나누기(job sharing)를 고려해야 한다. 기술실업자를 줄이기 위하여 주당 근무시간을 현재의 37.5 시간에서 20~25 시간으로 줄이는 방안이다. 근무시간을 단축하여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건강관리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할 수 있게, 여가 시간을 증가시키고 재교육을 받을 기회를 준다. 그 이외에도 법적으로 휴가기간(의무적으로 년 4-6주간)을 늘려 더 고용을 늘릴 수 있다.
 
셋째, 대규모 기술실업이 현실화될 때, ‘최저소득’ 을 정부가 국민 모두에게 보장하는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 일종의 복지제도로서, 노르웨이의 경우와 같이 사람이 출생해서 사망할 때까지 정부가 책임지는 제도이다. 마틴 포드(Martin Ford)의 제안에 의하면 미국의 실업보험 수당과 식품보조금 (food stamp) 및 사회보장과 같은 사회복지 제도를 없애고 ‘최저소득보장(minimum guaranteed income)제도’로 대체시킨다는 것이다. 최저소득보장에 필요한 재원을 기업의 의무적 출연(고용인들에게 급료와 휴가/병가 및 건강보험 혜택을 지불하지 않는 대신) 그리고 소비세의 징수로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게 되면 국고에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제도적으로 근로유인책을 도입해야만 놀고먹는 사회적 병폐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저소득보장의 혜택을 받는 수혜자들에게 특정한 사회 활동의 책임을 부여(예-환경관리책임, 안전관리 책임, 교육을 계속 받든지, 보육, 탁아 관리, 예술 및 정서교육 실시, 지역사회에 대한 자원봉사 등)하여 사회발전에 기여함으로써 놀고먹는 병폐를 막을 수 있으며, 수혜자들도 일을 통해서 얻는 자부심을 갖게 된다. ‘최저소득보장 제도’를 효과적으로 운영 및 관리를 한다면, 인류의 삶이 질적으로 향상 될 것이며 더 밝은 미래(한국사회의 입시지옥, 취업준비와, 그리고 직장 스트레스에서 해방)를 맞을 수도 있다.
 
넷째, 근로자들로 하여금 점점 증대되는 기술 중심의 세계에 성공적으로 적응할 수 있게 도움을 주는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다. 젊어서 정규교육을 끝마친 후에는 더 이상 교육을 받지 않는 삶의 패턴은 이미 구시대적인 삶이다. 평생교육을 받아 지속적으로 자기 자신을 업그레이드 해야만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인식 시켜야 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시대에 반복적인 일상적인 업무는 기계에 맡기고, 미래의 인간은 삶의 질을 높이는데 시간을 투자 하도록 교육시켜야 한다.
 
엄인호 (전 캐나다 연방정부 국제무역위원회 수석경제학자, 전 오타와 상록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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