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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는 언제 신이 나는가?
조현용 교수  |  iiejhy@kh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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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11  13:4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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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용(경희대 교수, 국제교육원 원장)

  한민족은 신이 많은 민족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 믿는 신이 많은 것이 아니고, 어떤 일을 함에 신명이 많다는 의미이다.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신이 나서 하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다. 일의 능률도 오르고, 흥도 나고, 놀라운 성취가 있기도 하다. 부모님은 아이들이 신이 나서 공부하기를 바라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공부는 신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는 게 신나고, 운동이 신난다. 하지 말라는 것일수록 신나는 게 많다. 딜레마가 아닐 수 없다. 종종은 어떤 일은 하라고 강요하면 오히려 신이 싹 사라지기도 한다.

  신나는 것은 자발적이다. 억누르려 해도 눌러지지가 않는다. 신나는 음악이 나오면 어깨춤이 절로 나고 엉덩이가 들썩대고, 발은 벌써 박자를 맞추고 있다. 신나는 음악은 사실 ‘신이 나오게’ 하는 음악이다. 그러고 보면 신나게 하는 데는 음악만한 게 없는 듯하다. 음악의 리듬이 내 몸의 리듬과 맞으면 참으로 즐겁다. 그리고 여러 사람의 리듬이 함께 맞으면 더 즐겁고 신이 난다. 신나는 것은 함께할 때 더 큰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그래서 함께 있어서 신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누구랑 함께 있으면 신이 나는가? 나랑 있으면 다른 사람도 신이 나는가? 

  ‘신나다’라는 말을 살펴보면 ‘신(神)이 나온다(出).’는 뜻이다. 반대의 경우는 ‘신이 들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는 주로 외부의 신이 내 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일반인에게는 이런 능력이 없으므로 사제나 무당 등에게 신이 들어온다. 가끔 자신을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신이 들어오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 ‘미친 사람’이라는 말을 하게 된다. 많은 종교에서 신들린 사람에게 퇴마의식을 행하게 되는데, 들어온 나쁜 신이나 마귀를 쫓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신들린 사람을 잘 치료하면 능력자(?)가 된다. 그만큼 신들린 것은 치료하기도 어렵다. 스스로 조절이 안 되고 자기도 모르는 기운에 이끌려 다닌다는 것은 힘들고 슬픈 일이다.

   나는 농담처럼 우리나라에는 신(神)이 많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저마다 신을 가지고 있다. 자신의 속에서 신을 찾아야 신이 난다. 이건 종교적인 의미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에너지와 같은 것이다. 나를 깨우는 에너지는 내 속에 담겨있다. 아무리 신나는 일이라도 나와 맞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나를 동(動)하게 하지 못한다. 내가 슬픈데 아무리 흥겨운 노래가 나온다고 어깨가 들썩여지는가? 너무 마음이 아픈데도 빠른 비트의 음악을 들으면 신이 나는가? 이럴 때도 신이 난다면 타고난 음악가이거나 아니면 정신 줄을 놓은 경우(?)다. 내 속의 에너지를 잘 찾을 수 있다면 신나는 일이 훨씬 많아질 수 있다. 나를 들뜨게 하는 에너지는 무언가? 예술인가, 운동인가, 공부인가, 기술인가? 아니면 뜨거운 사랑인가?

  내가 신이 나면 세상도 달리 보인다. 세상이 살맛나는 곳으로 바뀐다. ‘신 났네 신났어!’라는 말이 부정적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신나서 하는 일만큼 행복한 일도 없다. 한민족이 신명이 많은 민족이라면 그것은 자신 속에 있는 에너지를 즐거운 일에 쓸 수 있다는 의미이다. 긍정적인 힘이다. 그리고 혼자일 때보다는 여럿일 때 더 신이 난다면 그것은 서로의 에너지를 합쳐서 큰 힘을 발휘하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의미도 된다.

  ‘신출귀몰(神出鬼沒)’은 귀신처럼 나타나기도 하고 사라지기도 한다는 의미이다. 나는 이 말의 사용을 좀 바꾸고 싶다. 내 속의 신나는 에너지는 나타나게 하고, 나를 잃게 만드는 나쁜 에너지는 사라지게 되었으면 한다. 나는 글이 잘 써지고, 새로운 생각이 날 때 신이 난다. 내 속의 긍정적 에너지가 솟아난다. 지금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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