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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광복 70년 - 우리에게 통일이란 무엇인가?
이병우 소장  |  hansangn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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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24  16: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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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우 중국 중부지역 경제문화 연구소장(칼럼니스트)

1945년 8월 15일, 광복을 맞이한 우리는 기쁨에 들뜨기도 했지만 준비 없이 찾아온 그 기쁨을 다스릴 줄 몰랐다.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했고 마침내 6.25 전쟁이라는 민족상잔의 비극을 겪어야만 했다. 이 틈에 밀물처럼 밀려온 서구 문물과 서양의 사상은 반만년의 유구한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좌와 우로 갈라놓기도 했고, 그 이념의 분쟁은 지금까지도 계속 진행 중이다. 그러나 가난하고 배가 고팠던 현실은 우리에게 한가로이 역사의 전통을 유지하고 계승하는데 시간을 허락하질 않았다.

  국가의 이념과 정체성과 목표는 오로지 잘 살고보자는 데로 모아졌다. 새마을 운동을 시발로 하여 국민 모두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죽기 살기로 일을 했다. 중동의 사막에서, 월남의 정글에서 밤낮으로 일하고 싸워야 했다. 그렇게 숨 가쁘게 달려온 지난 70년의 세월이 지금 우리들의 눈앞에 놓여있다. 어쨌거나 겉모습으로 보면 번듯하고 뿌듯하다. 세계의 모든 나라 중에서 10위권의 경제 발전을 기적처럼 이룩한 것이 장난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언제부턴가 무언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을 가져보는 중이다. 너무 바쁘게 달려왔기에 잊어버릴 수 있었던 그 무엇이다.

  지난 세월의 우리 국민들의 삶도 마찬가지다. 배고픔을 참아가며 일을 했고, 자식들을 위해서 아픈 몸을 돌보지 않고 뼈가 으스러져라 고생을 해야 했다. 신체의 일부가 아무래도 이상하다는 느낌을 가져보면서도 병원엘 가질 못했다. 조금만 더 참고 일하면 적금이 만기가 되고 내 집이 생기는데, 병원에서 자칫 의사가 입원을 하라고 하면 모든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었다. 그럴 수는 없었다. 우리 세대의 가난을 다시는 자식 세대들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굳은 결심도 한 몫을 했다.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받고 미리 예방하는 것은 배부른 사람들의 한가로운 짓으로 생각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느 날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몸에서 찾아온다. 본능적으로 보통 이상의 중병임을 알 수가 있다. 어쩌면 때가 너무 늦었을 거란 불길한 생각도 든다. 마침내 찾아간 병원의 진단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벗어나질 않는다. 부랴사랴 있는 돈 없는 빚을 내어 수술을 하고 치료를 받아 보지만 백약이 무효가 된다. 그렇다. 우리 세대 그리고 우리의 윗세대들은 이렇게 지난 70년의 세월을 열심히 살다가 허망하게 죽었을지도 모른다. 무엇이 먼저고 무엇이 나중인지를 죽기 직전이 되고서야 알았다.

  왜 우리는 이렇게 어리석게 살아야 했단 말인가? 물론 배고픈 시절에는 누구나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우리는 정말로 중요한 것을 잊어버리고 산 것이다. 조금 더 벌려고 방심하다가 결국에는 비참하게 병들어 죽어 가면 과연 그것이 올바른 선택일까? 오로지 물질의 넉넉함을 위하여 가족과의 사랑과 노년의 행복을 다 팽개치고 죽어가는 것이 옳은 선택은 아니다. 마땅히 우리는 병원엘 가야 한다. 아무리 급해도 사람이 사는 데는 순서가 있는 법이다. 작은 이익을 위해서 생명까지 위협 당하는 무리한 짓을 해서는 안 된다.

  엊그제 북한이 비무장지대에 지뢰를 매설하여 우리 병사들이 다쳤다. 명백한 도발행위다. 그리하여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은 분단의 한반도는 지금도 일촉즉발의 준전시상태를 맞고 있다. 우리는 이 시점에서 정말로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 무엇이 잘못 되었을까? 도대체 우리는 언제까지 이런 불행한 동족의 피 흘림을 주고받아야 하는 걸까? 말로는 맞대응을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극한 대치 상황이 되면 미국의 힘을 빌려야 하고 중국의 도움을 바라는 것이 우리의 처지다. 반미(反美)는 술자리 안주로는 될지 몰라도 북한의 미사일이 남한을 겨누는 상황에서는 안주거리가 아니다.

  중국이라는 새로운 친구는 미국을 제치고 우리의 우방이라도 된 듯 떠들어대지만 속내를 모르는 소리다. 하물며 일본은 어떤가? 무턱대고 일본을 욕하고 무시한다고 우리의 현실이 일본을 능가할 수 있는가? 답답한 노릇이 한 둘이 아니다. 그렇다. 우리는 광복 70년이 되는 지금, 북한과 언제 전쟁을 할지 모르는 엄연한 현실에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우리의 모습이다. 돈을 모으는 것이 급해서 병원에 안가고 마침내 중병이 들어 죽어가는 사람처럼 어쩌면 우리도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모르면서 지금까지 달려왔을 지도 모른다.

  그것은 다름 아닌 통일의 문제다. 우리에게 진심으로 통일이란 주제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난 70년 동안 절박하게 논의 된 적이 있었는가? 온 국민이, 여야를 막론한 모든 정당과 국민의 대표들이 통일이라는 주제를 놓고 정말로 온 마음과 정성과 진심을 다 해서 노력해 본 적이 있는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을 모른 체 하고 왔다. 병원에 가야 했던 것이다. 그 것이 급선무고 제일 중요한 일이었다. 통일은 나중에 밥술이나 먹으면 천천히 하는 것으로 생각 했다. 그리하여 고려의 400년, 조선의 500년, 약 천 년의 기간을 통일 국가로 살아온 우리 민족은 지금 둘로 갈라져 하루가 멀게 총질을 하는 중이다. 너무나 서글픈 현실이 아닌가?

  오늘, 그리고 내일이라는 현실에서 한 번 더 냉철하게 우리 한반도의 현실을 바라보자. 북의 도발은 언제나 멈출 것이며 남한의 대응은 언제까지 이렇게 지지부진하게 이어질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언제까지 미국에 기대고 중국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는 걸까? “고름은 결코 살이 안 된다”는 옛말이 있다. 우리 한반도에 고여 있는 분단의 고름은 아무리 솔로몬의 지혜를 동원한다 해도 살이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고름은 짜내야 한다. 칼로 째고 끄집어낸 다음 붕대를 넣고 항생제로 처방을 해야 비로소 새살이 돋는 법이다. 다른 방법은 없다. 아프고 힘들고 그래서 일을 며칠 못할 수도 있지만 더 많은 일을 하고 팔과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려면 고름을 과감하게 수술해야 한다.

  그렇다. 우리에게 다가온 광복 70년은 전국에 요란하게 울려 퍼지는 기념나팔 소리가 중요한 것도 아니고, 북한이 도발을 할 때마다 판문점에서 재발방지책을 이야기 한들 소용없는 일이다. 하루빨리 통일을 해야 한다. 남과 북이, 아니 최소한 우리만이라도 이제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온 국가의 동력과 모든 역량을 우선은 한반도의 통일에 두어야 한다. 그것이 오래 사는 길이고 더 발전하는 길이다. 5%의 성장을 7%로 올리는 일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가의 지도자도 정신을 차려야 한다. 비장한 각오로 통일에 앞장 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중국의 진시황은 최초로 사분오열 되었던 전 중국을 통일했기에 지금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다. 진시황의 그 업적은 실제로 중국 역사에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지금의 중국이 대국의 면모를 갖추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좁은 국토에서 분단의 세월이 70년이나 흘러가고 있다. 수술을 안 하고 얼마나 더 시간이 가야 한단 말인가? 앞으로 모든 국사(國事)의 선두에는 통일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남북한의 대치국면을 바라보면서 필자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그 것 뿐이다. 다시 말 하지만, 고름은 수술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제 고통을 참아야 할 시간이 왔다. 너무 늦으면 수술도 소용이 없다.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는 안 된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제발 그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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