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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30년 후 우리의 미래는?
이동호 명예기자  |  hansangn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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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0  17: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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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모든 사람이 복합 주거단지에 산다. 24시간 서비스가 가능한 집이다. 단지 내엔 생체 조직까지 찍어내는 3D 프린터가 있고, 가전제품이 가득한 창고도 있다. 우편함은 하루에 네 번 비워지고 채워진다. 자율주행차와 드론으로 모든 것이 배달된다. 옷부터 요리도구, 미용기기, 카메라, 컴퓨터까지 모든 건 금방 구닥다리가 되니 최신 제품을 구입한다. 매일 다른 옷을 입고 하루가 끝나면 우편함에 그냥 던진다. 세탁된 옷은 다시 배포된다”

‘불가피한’이란 뜻의 ‘인에비터블(inevitable)’이란 책이 그려내는 미래다. 이 책은 최근 쏟아지고 있는 미래예측서 중의 하나다. 이 책의 저자 케빈 켈리는 ‘인에비터블(불가피한)’ 기술의 변화는 여러 다른 방향이 아니라 특정한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편향성을 지닌다고 단언한다. 심지어 기술은 인류의 촉진제이며, 기술 덕분에 모든 ‘가능성’은 ‘현실’이 된다고 말한다.

현재 세계 최고의 기술잡지가 된 와이어드 전 편집장인 켈리는 와이어드를 1993년에 창간해 인터넷 시대의 도래에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그조차도 당시엔 웹이 무엇이 될지 알지 못했다. 웹 탄생 20년 만에 웹페이지 수는 60조개를 넘었다. 음악 동영상, 백과사전, 날씨 예보, 광고, 뉴스, 도로지도, 실시간 스포츠 경기 점수, 전 세계의 모든 상품까지 들어 있다.

구글의 검색 트래픽이 빅데이터라는 집단지성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20년 전 그 누구도 예언 못했다. 켈리는 30년 뒤를 대담하게 상상한다. 바로 이런 모습이다. 우리가 사는 집, 아니 세계의 모든 물건이 연결된다. 우리가 잠에서 깬 순간부터 웹은 의도를 예측한다. 회의가 열리기 전에 파일을 제공하고, 누구를 만날 것인지, 무엇을 먹을 것인지 과거를 토대로 추천한다. 대화는 물론 웹과 하게 된다.

또 하나 가장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은 인공지능(AI)이다. 2011년 퀴즈쇼 ‘제퍼디’에서 IBM의 인공지능 ‘왓슨’이 우승하면서 유명해졌다. 왓슨은 냉장고 모양의 기계 10대가 벽처럼 세워진 침실만 한 장치였다. 그런데 불과 몇 년 새 왓슨은 방에서 벗어났다. 지금은 세계 전역 서버의 크라우드에 흩어져 있다. AI는 이용자가 늘수록 점점 더 영리해 지고 있다. 켈리가 과거 인도에서 걸렸던 병의 증상을 말하자 왓슨은 첫 번째로 람블편모충증을 추정했다. 정답이었다.

현재 가장 발전된 형태의 AI인 딥마인드가 인간을 어떻게 이기는지 지난해 우리는 바둑대결을 통해 이미 목격했다. AI가 영화 ‘스페이스2001’의 HAL 9000(인간에게 반역을 일으키는 의식형 AI)과 같은 초지능이 아니라 알렉사 같은 아마존의 서비스 형태로 수렴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저렴하고, 신뢰할 수 있고, 모든 것의 배후에서 작동하며, 거의 보이지 않는 것, 바로 ‘전기처럼 항상 존재하는 무언가’가 될 것이다.

구글이 웹 검색을 무료로 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으로 “웹 검색을 무료로 해줘서 뭘 얻느냐”고 래리 페이지에게 물었더니 그의 대답이 “아, 우리는 사실 AI를 만들고 있어요”라고 말하는데 엄청 충격을 받았다. 구글 수입 중 80%는 여전히 검색이 차지하지만 구글은 검색 능력 향상을 위해 AI를 개발하고 있지 않다. 정반대로 구글은 검색을 이용해 AI를 개선한다. 구글이 매일 30억 건의 질문을 처리할 때마다 AI 알고리즘은 개선되고 있다. 켈리는 2026년이면 구글의 주력 상품은 검색이 아니라 AI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양자 중력, 암흑 에너지, 암흑 물질 등은 인류의 여전한 수수께끼다. 이런 난제를 앞으로 나올 더 복잡한 인공지능이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른다. 심지어 인간은 생물학이 진화시킬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의 지능을 창안하기 위해 존재한다고 말한다. 이 인공지능이 로봇의 몸을 입게 된다면, 인간의 일은 거의 다 대체된다. 이때 성공은 로봇 및 기계와 일하는 과정을 가장 최적화하는 사람에게 돌아간다. 생산의 지리적 집적이 중요한 이유다.

인간-로봇 공생의 시대다. 켈리는 “우리는 적어도 하나의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은 바로 로봇을 위해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다. 인간의 역할은 로봇 감독관으로서 전 세계 모든 물건들을 연결하는 로봇과의 소통하는데 달려 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가상현실 등 미래의 추세를 12가지 관점에서 설명하는 이 책을 보면 SF영화만큼 아찔하고 흥미롭다. 그럼에도 안도할 수 있는 건 저자의 낙관주의 덕분이다. 더 많은 기회, 더 낮은 장벽, 더 나은 보상이 오는 미래, 세계 역사에서 무언가를 창안하기에 지금만큼 좋은 날은 없었다며 “당신은 늦지 않았다”고 단언하는 그의 말이 귀에 맴돈다.

다시 한 번 켈리의 예측 ‘30년 뒤 모든 인간은 잠에서 깬 순간부터 웹과 대화를 나눌 것이다’라는 말을 되새겨 봐야 한다. 지금 막 자라나는 후세들이 언어를 배워가면서 먼저 컴퓨터 언어부터 배워가는 세상으로 바꿔 나가야 우리의 미래가 밝아 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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