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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코닥의 도시' 로체스터의 번성
이동호 명예기자  |  hansangn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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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16  11:4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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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호 명예기자
공존의 법칙을 가동함으로써 성공한 도시가 있다. 바로 코닥의 도시 로체스터다. 코닥은 시대를 읽지 못한 비운으로 디지털 기술에 밀려 파산 직전까지 몰리고 말았다. 코닥이 무너질 때 사람들은 포드가 떠난 후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였던 디트로이트가 몰락한 것처럼, 로체스터도 제2의 디트로이트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로체스터 주민 다섯 명 가운데 한 명이 코닥 직원일 정도로 로체스터에서 코닥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사람들은 코닥 없는 로체스터를 상상할 수 없었고, 코닥의 위기를 로체스터의 위기로 생각했다.

그런데 코닥이 몰락한 지금, 로체스터 심장부에 위치한 '코닥 파크'의 옛 생산시설은 여전히 활발히 가동되고 있다. 외관만 보면 파산 보호 신청 전과 다를 바 없이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과거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곳이 더 이상 코닥만을 위한 생산기지가 아니라는 점이다.

파산 보호 신청 후 코닥은 사업을 영화필름 분야로 축소하면서 코닥 파크를 일반에 개방했다. 지금 코닥 파크에는 60여 개의 중소기업이 입주해 있다. 코닥은 입주 기업들에게 생산시설을 물려주고, 독점하던 코닥의 원천기술도 공유했다. 재료, 화학 등 코닥에게 기술을 배운 신생기업들은 이 기술을 응용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냈다.

자본이 없는 신생기업들에게 코닥 파크는 더없이 매력적인 장소다. 필름을 제조할 때 필요한 전기, 스팀, 뜨거운 물, 압축 공기 등은 식품을 제조할 때 필요한 것들이다. 코닥 파크 안에 있는 기반 시설들은 이제 토마토, 알프레도, 살사 소스 등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그 밖에도 엔지니어링, 건설, 식품, 의류, 서비스 회사들이 생겨났다. 이 회사들은 코닥에서 일자리를 잃은 직원들을 우선 채용했다. 업종은 바뀌었지만 과거의 코닥 직원들과 로체스터의 시민들은 이곳에서 여전히 일하고 있다.

과거 6만 명이던 코닥 직원은 현재 7000명으로 줄었지만, 로체스터에는 이스트먼 비즈니스 파크를 포함해 9만 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났다. 로체스터에서 현재 대기업 고용은 예전의 10분의1인 6퍼센트에 불과하지만, 대신 나머지 94퍼센트를 중소기업들이 채우고 있다. 그 결과 로체스터는 2015년 미국에서 가장 일자리 구하기 좋은 도시 1위에 올랐다.

로체스터가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은 공존의 가치를 실천했기 때문이다. 로체스터는 대기업에 의존했던 취약한 일자리 구조를 무너뜨리고 다양성이 살아 숨 쉬는 새로운 생태계를 세워가고 있으며, 그 생태계는 훨씬 더 건강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중소기업이 90퍼센트가 넘는 독일의 경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산성과 효율성 면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독일은 2008년과 2011년 세계를 강타한 경제 위기에도 크게 타격을 입지 않았고, 유럽에서 가장 낮은 청년실업률을 기록 중이다. 대기업 한둘이 아닌 수많은 중소기업이 경제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정부는 중소기업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직업교육을 통해 체계적으로 기능공을 양성한다. 사람들은 수십 년씩 때로는 대를 이어 한 직장에 다니며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대기업과 협력업체는 동등한 파트너십 관계이며, 직원 대우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승자 독식 대신 공생의 가치를 택하면서 독일은 진정한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었다. 특히 독일의 강소기업들은 세계적으로 독자적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 많아 기술경쟁력 면에서도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이제 우리나라도 대기업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세계적인 강소기업을 발굴하여 적극적인 지원 육성책으로 기술 우위의 중소기업 중심 경제로 전환해 나갈 때라고 본다. 이를 위해서 정부·기업 모두가 독일 강소기업 발전 과정을 철저히 벤치마킹 해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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