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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외동포, 모국보다 현지 사회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중요"[인터뷰] 영 킴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
김영기 기자  |  tobe_ky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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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27  11: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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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남가주에서는 최초의 여성 한인 하원의원이 탄생했다.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치면서도 ‘코리안 아메리칸 데이’를 발의해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등 한인사회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놓지 않고 있는 영 킴(51ㆍ한국명 김영옥) 의원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영 킴 의원으로부터 한인사회가 당면한 과제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들어보았다.
 
   
 

지난해 소수민족이라는 열세를 극복하고 당당히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으로 당선되셨습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김 의원님처럼 한인들이 정계에 진출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 원동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요?
 한인들에게는 다른 민족들에게는 없는 에너지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상식적으로는 잘 이해가 안 되는 일들을 한인들은 해내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처럼 전국이 잿더미가 되는 전쟁을 겪은 후에, 이렇게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발전한 나라는 정말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것은 한인이 가진 원초적인 능력 덕분이라고 봅니다.
 
한인 특유의 정신력이 미주 사회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렇습니다. 지난 5000년 동안 1000번이 넘게 침략을 당하고, 또 전쟁을 치르고도 살아남은 그 끈기와 굴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력, 그리고 정, 연 등의 정서적인 부분들이 한데 뭉뚱그려져, 은근하지만 끈끈하게 살아 움직이는 한인만의 에너지가 됐습니다. 노(No)를 노(No)라고 받아들이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질긴 민족이라는 것이 한국인과 그 후손들이 가진 원동력이라고 봅니다.
 
한인 정치인으로서 한인사회를 위해 꼭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제게는 지역구가 2개입니다. 제가 대표하는 가주 하원 65지구와 한인사회를 비롯한 동양계 커뮤니티입니다. 한인 정치인으로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먼저 우리 후세대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것입니다. 또한, 제가 주류사회에서도 정치인으로 인정을 받아 한인사회에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좋은 정치인이 되는 것입니다.
 
한인사회를 위한 의정활동으로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시는지요?
 한인들이 주로 자영업을 많이 하고 있어서 우선 이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의정활동을 많이 펼칠 계획입니다. 또한 교육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한인 부모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양질의 공교육을 제공하고, 한인 이민자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실질적인 미국사회 적응을 도와주는 일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는 20대 총선을 대비해 재외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유권자 사전등록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재외동포들의 참정권을 더욱 확대 및 활성화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는데요, 재외동포의 모국정치 참여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한국 국적의 주재원이나 유학생들은 참여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러나 그 외 해외한인들의 모국정치 참여는 찬성하지 않습니다. 영주권자들도 법적으로는 한국인이니까 한국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지에 살려고 온 분들이기 때문에 한국의 정서도 잘 모르고, 대통령 선거 외에는 각종 지역사회 선거에는 참여하기도 어렵습니다. 외국에 살기 위해 왔으면, 현지에서 시민권을 취득하고 현지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내 정치계에도 재외동포들의 입장을 대변할 창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정말 정치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면, 이 지역을 대표하는 대표자들을 선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인구 5만 명에 국회의원 1명이 선출된다고 쳤을 때, 한인 영주권자 50만이라면 이에 걸맞게 10명의 국회의원이 선출돼야 합니다. 다만 영주권자이기 때문에 미국제도에서 모든 업무는 동일하게 추진하지만 투표권이 없는 괌 지역 대표처럼 옵서버 자격의 국회의원이 선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한편에서는 이와 같은 재외국민 비례대표제가 재외동포사회의 순수성을 잃게 하고 변질시킨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 다른 대안은 없을까요?
 이것이 어렵다면 국회의 모든 일정에 한국과의 유대관계와 해외 한인들을 위한 대변인 역할 및 교량 역할을 해 줄 한인의원들을 임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내 한인 밀집지역인 남가주와 북동부 그리고 중남부 등에서 3~5 명 정도를 한국에서 임명직 해외담당 국회의원으로 영입한다면, 한국과 미국 간의 유대관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대만 친구의 아버지도 미국시민이지만, 대만의 선출직이 아닌 임명직 상원의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한국에서 열린 세계한인정치인포럼에 참가하셨습니다. 가장 중점을 두신 부분이 있다면? 
 한국에서 열린 정치인 포럼에 참가한 이유는 미국에서 참석한 각 지역의 한인정치인들을 만나서 유대관계를 더 강화하는 한편, 세계 속의 한인정치인들이 어떻게 유대관계를 가지며, 거주국과 한국과의 중간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인가를 모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울러 주하원의원에 당선된 후로는 처음으로 참석했기에 다른 한인정치인들과 함께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조성하는 것도 염두에 두었습니다.
 
이번 포럼은 지난 2009년에 개최된 이후로 6년 만에 재개된 만큼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는 평가도 있습니다. 앞으로 이와 같은 포럼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보완되어야 할까요?
 참가자들의 조직적인 협업을 위해서 같은 문화권끼리의 분임토의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 지붕 여러 가족처럼 한인이지만 서로 다른 곳에 살고 있고 문화와 언어가 전혀 다른 정치인이기에, 해당하는 각 지역 한인 정치인들 간의 유대관계를 맺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등에서 온 정치인들과는 서로 인사하는 것 외에는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추후의 긍정적인 성과보다는 일종의 행사를 위한 행사라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오랜 시간 캘리포니아 한인방송•여성단체•지도자 협회 등에서 교민들과 함께 호흡해 오셨는데요. 그간의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현재 한인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한인사회의 당면과제는 세대 간의 갈등입니다. 대화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것과 가치관 등이 모두 다릅니다. 언어와 문화가 모두 다르기에 함께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공동의 이슈가 별로 없습니다. 말이 달라 대화가 안 되고, 가치관이 달라 보는 관점도 다르고, 거주하는 곳도 다르고, 정말 한지붕 두 가족입니다. 세대 간의 불통과 대화두절이 한인사회를 약화시키는 주요인이 될 것입니다.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가 가장 큰 과제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한인단체들이 차세대들과 함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차세대들을 영입하는 단체들도 있지만, 그냥 구색을 갖추는 정도에 불과합니다. 참여하기를 원해도 정작 차세대들의 의견을 중요시하지는 않습니다. 1세대들이 결정한 것을 전달하고 추진하는 정도만 원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의원님께서 생각하시는 해결방안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함께 일할 것인가에 대한 정답은 아직 뚜렷하게 없습니다. 계속 노력하면서 서로 맞춰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물과 기름 관계라면 서로 섞이기가 전혀 불가능하지만, 우리는 담수와 염수의 차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중간 그룹(1.5세대)을 이용해 한 방향으로 함께 일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냥 물과 소금물은 다르지만, 섞일 수는 있습니다. 조금씩만 상대방의 의견을 이해하고, 함께 일하려고 노력한다면 한인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입니다.

최근 가수 유승준이 재외동포임을 주장하며 비자 관련 소송을 제기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처럼 재외동포와 관련된 병역 문제에 관해 어떻게 보시는지요?
 사실 이보다도 장관이나 고위공직자 청문회 때마다 늘 병역 관련 이슈가 나오는 것이 한국 국민들에게 더욱 허탈감을 느끼게 하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유승준 같은 가수가 병역의무를 피했다고 해서 입국을 법적으로 제재하지 말고, 그를 유명하게 해 준 미디어를 통해 이를 다루도록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만약 그의 입국을 허가해 준다면 2세들에게는 긍정적인 선례가 될 것입니다. 저는 한인 2세들이 자유롭게 조국을 넘나들며 조국인 한국과 거주국 모두에 도움이 되는 국제적인 인재들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의 유연한 정책운용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미국의 한인들은 한국이 배출한 인재들로 성장하고, 조국을 늘 기억하는 세계 속의 인재로 발돋움하게 될 것입니다.
 
   
 

평소 경제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해 오셨고, 현재는 주 하원에서 일자리•경제개발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계십니다. 향후 한국과 캘리포니아주의 경제교류 활성화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한국과 미국의 경제교류의 제1관문이 남가주입니다. 제가 속한 지역에도 많은 한국기업들이 공장이나 창고를 운영하며 활발하게 경제교류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가 언어가 달라 고생하는 한인사업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한인 경제인들을 지원하는 사업과 한국의 경제인들이 미국에서 사업하는 것을 도와주는 사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현지 한인 사업가들이 한국에 진출해서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몹시 어렵습니다. 전에 한국무역사무소가 있었지만, 지금은 폐쇄된 상태로 한인들이나 미국인들이 한국에 진출에 사업하는 데 주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전혀 없어 힘든 상태입니다. 경제인들의 활발한 한국과의 협력을 위해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센터가 필요합니다.
 
끝으로 국내동포들에게 전하고 싶으신 말씀은?
 미국의 한인들은 한국을 버리고 도망 나온 사람들이 아니고,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미국에 이주한 21세기 청교도입니다. 한인은 분명 한국에 큰 도움이 되는 인적자산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인들이 한국의 세계진출에 전초기지 역할을 해 줄 수 있는데도, 한국에선 아직도 우리 한인들을 잘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공존하며 쌍방에 도움이 되는 협력관계 정착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불가능을 불가능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시도해 이를 가능케하는 것이 바로 한국인들이 가진 장점입니다. 그렇기에 한국은 정말 가능성이 많은 나라입니다. 한국과 미국이 함께 발전하는 공생공존을 위해 노력한다면, 미국의 슈퍼파워로서의 바람막이 속에서 섬세하고 끈질긴 한인들의 능력이 꽃을 피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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